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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Week 1

2025년 12월 07일

#New

새해가 오기 전에 운 좋게 이직을 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출근 일정이 잡혔다. 원래 아르바이트 때문에 일정이 미뤄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빠르게 정해진 게 좋았다. 아직 "스타트업에서 일한다"는 게 어떤 건지 잘 모르겠지만, 많은 걸 하게 될 거라는 느낌은 분명히 들었다.

예전 회사들도 스타트업이라고 불렀지만, 그게 진짜 스타트업 방식이었는지는 항상 의문이었다. 그래서 “스타트업 경험”이라고 적어놓고도 속으로는 “이게 맞나?” 하는 의심이 늘 있었다.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뭔가 제대로 경험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섞였다.

첫 출근

사무실 들어가는 길에 손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괜히 어색했고, 정신없이 밥 먹고 커피 마시면서 첫날 오전을 보냈다.

대엽님과의 첫 미팅에서 팀의 운영 방식과 방향을 들었는데, 인상 깊었던 부분은 책을 일주일 동안 함께 읽자라는 제안이었다. 우리가 신사업을 만드는 동안 기준으로 삼을 원칙을 정하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자는 것이었다.

시간이 많진 않지만, 이런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책을 통해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방향으로 생각할 수 있다면, 이후 논의도 훨씬 수월해질 거라 기대했다.

린스타트업

일주일 내내 린스타트업을 읽으며 책 내용에 대해 계속 이야기했다. 책 내용을 여기서 요약할 생각은 없지만, 근본적인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건 분명해졌다.

지금까지 나는 늘 솔루션부터 생각하는 방식에 익숙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에서는 문제부터 먼저 생각하고, 그것을 검증하는 흐름이 필요했다. 이 말이 쉬워 보이지만, 막상 해보니 익숙하지 않아서 한 스텝 한 스텝이 느리고 어려웠다.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인터뷰를 진행하는 방법 같은 기본적인 것부터 배워야 했다. 책 덕분에 그 방향이 조금은 명확해졌다.

검증 맞나?

책을 읽는 동시에 현재 팀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가설 검증 작업도 함께했다. 가설들이 어떤 방향인지 듣고 나서 바로 랜딩 페이지를 만들고, 페이스북 광고 데이터를 확인하기도 했다. 내가 제안했던 1인 셀러 관련 가설도 내부 자원으로 간단히 인터뷰해봤다.

사실 "검증"이라고 부르기엔 많이 부족하고, 그냥 탐색 수준의 인터뷰였다. 배운 점이라고 하면,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하는 감각을 갖게 된 날이었다.

린캔버스 스케치

목요일쯤, 우리 팀은 공통된 목표를 향해 한 사이클을 도는 게 필요하다고 느꼈다. 아직 프로세스도 제대로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하나의 목표로 집중해보기로 했다.

그 결과로 린캔버스를 그리기 시작했다. 린캔버스는 문제 → 솔루션 → 검증 순서로 작성하는 템플릿이다. 한 번 쓰고 끝이 아니라, 검증하면서 계속 수정해 나가는 문서다. 우리는 세상에 존재하는 문제들을 발산적으로 적었고, 결국 하나의 문제 영역을 정했다. 아직 문제를 매우 구체적으로 정의하진 못했지만, 어떤 사람을 만나서 문제를 찾아야 할지는 정해졌다.

금요일에는 그걸 기반으로 콜드 메일을 보내보기로 했다. 준비 없이 간단한 템플릿을 만들고 6통을 보냈는데, 다행히 한 통은 인터뷰 제안 회신이 왔다.

첫 원격 인터뷰

'이게 되네'

그런 마음으로 첫 원격 인터뷰에 들어갔다.

진행은 매끄럽지 않았고, 질문도 많이 부족했다. 그래도 실제로 해봤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게 느껴졌다. 대엽님도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고, 나도 이 속도에 약간 들떴다. 물론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고, 앞으로 더 많이 탐색하고 검증해야 한다는 생각은 여전했다.

유난한 도전

주말에는 유난한 도전 이라는 책을 조금 읽었다. 토스의 여정에 관한 책인데, 시작과 고민의 이야기들이 흥미로웠다.

읽다 보니 토스도 처음부터 무조건 잘한 게 아니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거칠고 시행착오가 많았다는 이야기들이 솔직하게 적혀 있었는데, 이게 오히려 위로가 되기도 했다. 린스타트업을 읽은 후라 그런지 더 공감되는 부분도 있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해 가는 길에는 가까운 알라딘이 어디인지 찾아보기도 했다.